2022. 4. 1. 21:58ㆍ문화생활 다이어리/전시-공연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아는 화가는 고등학생 때 자주 들은 이름이 전부였다. 그들의 이름만 알 뿐, 작품이나 생애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로마에 갔다가 '바티칸 1일 투어'를 하였다. 그 때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게 되었고, 가이드를 통해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 어깨, 허리 등 신체의 아픔을 견디면서 한 쪽 눈이 멀 때까지 천장에 그림을 그리던 사람. 그 사람이 미켈란젤로이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에게도 큰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도전을 끝내 완성해서 예술을 만들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런 도전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멋있다. 그는 부드럽고 인자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일에 그 정도 열정과 끈기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미켈란젤로라는 이름은 그렇게 기억되었다.
그런 미켈란젤로의 전시가 한국에서 있다는 것을 알고 올 봄에 다녀왔다. 그 때는 이 블로그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이미 전시가 끝난 지금에서야 후기를 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미켈란젤로에 대한 기록을 남길 겸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따라 그릴 수 있는 실력은 나에게 없다. 그래도 이렇게 미켈란젤로에 대한 기록을 남겨 놓으면, 나중에 내가 하는 핸드메이드 활동 중에 어떤 것에라도 그 흔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그가 남긴 명언을 자수로 한다든가, 미니어쳐 하우스에 놓는 액자에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넣는다든가... 그래서 이 블로그에 짧은 기록을 남겨본다.
이번 '헬로, 미켈란젤로전' 전시는 헬로뮤지엄에서 있었다. 헬로뮤지엄은 7호선을 타고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면 금방 찾을 수 있다. 나는 평일에 가서 그런지 매우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심지어 전시장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약 1시간30분 동안 나 혼자서 전시를 봤다. (너무 계속 혼자라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먼저 이 전시는 미켈란젤로의 진짜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전시는 아니었다. 오히려 미켈란젤로의 생애와 작품을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작년에 모네전을 갔었는데 그와 유사한 방식의 전시였다. 이 전시 방법은 온전히 작품에서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기 보다는 한 명의 화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시 방법이었다. 그리고 난 이 전시(헬로, 미켈란젤로전처럼 다양한 매체와 긴 글(이야기)을 통해서 보여주는 전시) 방법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가면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이 전시에 가면 아는 정도를 넓혀서 그림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그 전시의 방법과 사진을 너무 자세히 이 곳에 적는 것은 그 전시를 기획한 기획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어서(예술이나 전시에 대해서 잘 몰라서 조심스럽다) 긴 글을 쓰지는 않으려고 한다. 간략하게 사진 2장만 투척!
이번 전시를 보기 전에는 '미켈란젤로'라는 이름을 들으면, '천장화, 열정, 끈기, 독함, 시스티나 성당'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본 이후에는 앞서 말한 단어들에 추가적으로 '사랑, 조각, 피렌체, 메디치 가문, 최후의 심판, 이탈리아, 르네상스'라는 단어도 생각이 났다. 어떤 전시를 간다고 해서 화가 또는 작품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상되는 단어와 이미지가 늘어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폭도 점점 넓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최근 현대 작가의 전시회도 다녀왔는데, 그 전시회에 대한 기록도 남겨봐야겠다.
2017.09.17. 22:07 lotusflower5.tistory.com/ 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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