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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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문장 쓰기 11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5월 10일 월요일 - 그림 그 정도의 추억을 자각하며 씁쓸해지고 있던 순간에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너 수경이 아니니?” 은희였다. “어, 은희?” “어머 정말 너 맞구나. 설마 하고 와봤는데 진짜네, 반갑다 애”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그럼. 난 딸이랑 약속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며 은희가 건너편 테이블에 있는 딸을 가리켰다. 젊음의 당당함이 부러웠던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나도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그 후로 잠깐 우리는 가벼운 안부를 이어갔다. 시인이자 작가를 꿈꾸던 은희는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가..
2021.05.26 -
매일 한 문장 쓰기 10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5월 3일 월요일 - 달리기 오래 전 연락이 끊긴 친구들을 떠올리는 동안, 샷을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그녀의 음료가 나왔다. 진동벨을 주고 커피를 받아온 그녀는 햇빛이 은은히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았고, 그녀가 그 자리에 앉자 그녀의 정면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그녀는 30년 전 우리보다 훨씬 세련됐지만, 그 시절 은희를 많이 닮았다. 은희를 떠올리며 그녀를 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중년의 여성이 열심히 달려서 카페로 들어오고 있었다. 카페에 있던 젊은 여성은 달려 들어온 중년의 여성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엄마, 여기야! 뭐 하러 뛰어와” “우..
2021.05.25 -
매일 한 문장 쓰기 9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4월 26일 월요일 - 소비생활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던 은희는 시인이자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 둘 다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구심을 포기하면 은희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했다. “소설은 즐거움을 주고 시는 편안함을 줘. 둘 다 내 삶에는 꼭 필요한 감정이고 그래서 난 둘 다 포기할 수 없어.” 그래서 은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모은 돈은 소설책과 시집을 구입하기 위해 대부분 썼다. 아마 그 소비는 은희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아르바이트를 지속하게 만드는 일이었을 것이다. 4월 27일 화요일 - 예술가 예술가적인 기질이 다분하던 은..
2021.05.24 -
매일 한 문장 쓰기 8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4월 19일 월요일 - 젊음 카페 앞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젊음이 가볍게 스쳐지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당연한 젊음이 이제 나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었다.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일곱 번 넣어야 마실 수 있던 스무 살의 나는 이제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쉰 살의 중년이 되었다. 4월 20일 화요일 - 회고 마치 회고록을 쓰듯 나의 과거를 한탄하고 있는 와중에, 처음 보지만 낯이 익은 여성이 카페를 향해 오고 있었다. 분명히 처음 보는 사람이다. 최근 내 주변에 저렇게 젊고 아름다운 여성은 없었다. 사회가 부과하는 말도 안 되는 미의 기준을 이야기하는 것이 ..
2021.05.24 -
매일 한 문장 쓰기 7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4월 12일 월요일 - 첫 기억 첫. 첫째로, 맏이로, 큰아이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적은 없다. 기. 기어코 거부하고 싶어 밀어내도 그 역할은 피할 수 없고, 그 역할에는 많은 책임이 따른다. 억. 억울한지도 모른채 살아온 그 역할의 억눌린 감정은 언젠가는 폭발한다. 4월 13일 화요일 - 식물 식물을 포함한 자연은 '힐링, 치유, 휴식' 등 마음의 안정을 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4월 14일 수요일 - 농담 농담은 진짜 '농담'이기만 할까? 편협한 경험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아니다' 쪽의 의견에 가깝다. 나도 너도 쟤도 다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농담은 굳이..
2021.05.13 -
매일 한 문장 쓰기 6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4월 5일 월요일 - 첫 느낌 새로운 일을 해보기 위해 준비하면서 스무살 때 상담 전공을 시작할 때의 설렘이 느껴졌다. 조금 피곤하지만 기분좋다. 4월 6일 화요일 - 불안 불안했던 그 순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 감정에 압도되어 상황에 대한 사실이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느낄 수는 있다. 약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심장이 천천히 조여오고 손과 발에는 땀이 나며 '어떡하지'와 '망했다'가 머리에 맴돈다. 그리고 멍하던 머리가 무겁고 얼굴이 뜨거워지며 심장이 빨리 뛰고 이 상황에서 피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른다! 아, 불안이 ..
2021.05.13 -
매일 한 문장 쓰기 5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3월 29일 월요일 - 두번째 꿈 잠을 한번 자는 동안 꿈은 두 번 이상을 꾸기도 한다. 그런 밤을 보내고 아침에 깨면 앞서 꾼 꿈들은 순식간에 기억에서 사라지고 마지막 꿈만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유독 두 번째 꿨던 꿈이 생생하게 기억나던 날이 있었다. 분명 앞뒤로 다른 꿈을 꾸었는데, 깨는 순간 그 꿈들은 증발하듯이 사라지고 두 번째 꿈의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초등학교 때 친구, 중학교 때 친구, 고등학교 때 친구, 대학 때 친구, 직장에서 만난 동료들까지 함께 나온 꿈이었다. 그 꿈은 그 당시 타지에서 혼자 외롭고 힘들던..
2021.04.04 -
매일 한 문장 쓰기 4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3월 22일 월요일 - 월요일 수많은 월요일 중에서도 오늘은 특별하다. 내가 해보고 싶지만, '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뤄왔던 도전들을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습관형성 100일의 미션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 미래에 내가 뭘 하든, 그건 지금 중요하지 않다. 그냥 습관형성 모임을 신청하고 첫 날을 잘 완수한 것만으로도 오늘은 완벽한 월요일이다. 3월 23일 화요일 - 소개팅 누군가에게 '소개팅'은 전남친 이후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소개팅'은 꿈꾸던 이상형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통로이다. 또 ..
2021.03.27 -
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난다) / 독후감
트레바리 라는 글쓰기 모임을 통해 읽게 된 책, 의 독후감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1. 읽은 후 인상 깊은 구절(일부) - p.3 나는 내가 품고 있던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생각들을 더듬어내어, 합당한 언어와 정직한 수사법으로 그것을 가능하다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 p.114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말에는 우리가 어떤 난관에 부딪히고 어떤 나쁜 조건에 처하더라고, 민주주의의 이상에 가장 가깝게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려고 노력한다는 듯이 포함될 뿐만 아니라, 그 뜻이 거기 들어 있는 다른 모든 뜻보다 앞선다. 민주주의에 다른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이유가 그와 같다. - p.138 기억이란 참으로 묘하다. 구본창의 사진을 보면서도 나는 그때와 비슷한 상처를 받은 것인가. 어떤 위로..
2021.03.26 -
매일 한 문장 쓰기 3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 참고: 트레바리 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3월 15일 월요일 -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 카페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주연이 질문했고, 친구들은 대답했다. "글쎄, 12월인데도 별로 춥지 않은 걸 보니 안 올 것 같은데" "아~ 안 오면 좋겠어. 운전 힘들어" "그래. 길만 더러워지지" "어휴 지하철이랑 버스 탈 때 미끄러운 것도 질색!" 질문을 할 때 주연은 별 생각없었다. 아니, 별 생각 없는 듯 했지만, 실은 작은 설렘이 있었다. 그녀에게 여전히 눈은 낭만이었으니까. 하지만 친구들의 대답을 듣고 나니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기분이었다. 친구들의 대답은 '사실'에 가까웠고, 자..
202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