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20. 07:18ㆍ여행 일기장/다시, 스위스
'스위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생각들이 떠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연', 또 어떤 사람은 '평화', 또 다른 사람은 '융프라우'를 떠올릴 수도 있다. 이미 다녀온 사람에게는 '그리운 곳'일 수도 있고, '아쉬운 곳'일 수도 있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일 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 나에게 스위스는 '한 번쯤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었다.
대학생 때, 틈틈이 돈을 모아서 친구와 함께 유럽여행을 갔다. 그 여행 전까지 나는 특별히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 때 유럽여행을 가게 된 이유는 내가 '해리포터'와 '셜록홈즈'의 팬이었기 때문이었다. 해리포터 스튜디오와 셜록홈즈 뮤지엄을 가기 위해 계획한 여행이었다. 유럽 중 어디를 갈지 친구와 상의했는데, 한 나라에서 짧게 하루 있는 것보다 길고 여유 있게 여행하는 것을 둘 다 원했다. 그래서 한 달 여행 중 4개 나라를 1주일씩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영국은 정해져 있었고, 나는 프랑스 그리고 친구는 이탈리아를 여행지로 골랐다. 그런데 이탈리아가 생각보다 갈 곳이 많아서 이탈리아에 열흘 정도 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이에 스위스에 잠깐 머물기로 했다. 그 때는 그 일정이 매우 좋았고,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잘 계획한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난 스위스가 마음에 들었다. 그 당시 여행을 할 때, 스위스에 2박3일을 있었다. 그런데 스위스에서 첫 날은 저녁이 다 되어 도착했고, 마지막 날은 오전에 이탈리아로 출발했다. 그래서 스위스를 온전히 여행한 건 단 하루였다. 내가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스위스의 그 평화로움이 난 정말 마음에 들었고, 이 평화로움을 느끼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다시 평화롭지 못한 몇 년을 보냈다. 그리고 올 해 10월 그 평화로움을 느끼기 위해 일주일의 스위스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은 친구 외에도 '위 베어 베어스(We Bare Bears) 피규어'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작년 겨울 베스킨라빈스 케이크를 선물 받았었는데, 그 때 위 사진에 있는 피규어가 함께 있었다. 그 때는 '위 베어 베어스'를 몰랐어서 귀여운 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위 베어 베어스'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이번 스위스 여행을 갈 때, 작은 피규어를 가져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스베어가 떠올라서 저 피규어를 챙겨갔다. 덕분에 '위 베어 베어스' 캐릭터들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도 들었고, 예쁜 사진들도 많이 챙기게 되었다.
올 추석연휴가 유난히 길었고, 그 덕분에 스위스 여행을 일주일이나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추석연휴에는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삽자루투어' 여행사를 통해서 스위스 여행을 계획했다. 무려 10개월 전에 예약을 했다. 우리는 항공과 숙박만 편하게 예약 하고 싶고, 일정은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호텔팩(항공과 숙박만 여행사에서 예약해주는 방법)을 찾았다. 여러 여행사 중에서 가장 빨리 답변이 왔고, 가장 친절했고, 가장 저렴했고, 가장 우리가 원하는 시간대의 비행기표를 보내준 삽자루투어를 선택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서 예약을 하기 전에 담당 직원 분과 여러 번 통화를 했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확인 작업을 했다. 그 정도면 귀찮을 법도 한데, 항상 성심성의껏 답변해주고 방법을 찾아봐 주는 직원 분께 정말 감사했다. 중간에 담당자가 한 번 바뀌었는데, 그 분도 친절하게 우리의 여행을 챙겨주었다.
우리가 예약한 패키지에는 왕복항공권, 전 일정 숙박, 스위스패스, 빙하특급 예약 티켓, 다수의 할인권, 여행책자, 그 외 여러 물품(멀티플러그, 목베개, 네임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전에 글을 한 번 쓴 적 있는데, 저렴하게 가기 위해 홍콩에서 하루 머물고 러시아를 경유해 스위스로 갔다. 그 때 운이 좋게도 홍콩 숙박까지 혜택을 받았다. 비수기에 여행을 가면 여행사보다 직접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는 게 저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여행을 한 시기는 한국과 중국의 연휴 그리고 스위스 내에서도 성수기인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삽자루 투어를 통해 스위스 여행을 한 선택은 시간과 감정적 에너지를 많이 아낄 수 있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 때는 일기를 쓰고 싶어서 여행 수첩도 친구와 함께 구입했다. 위 여행 수첩은 총 20일을 기록할 수 있어서 절반만 쓰고, 절반은 남겨두었다. 다음에 또 어딘가 일주일 이상 여행을 할 때 쓰기 위해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입장권도 수첩에 붙이고, 사진도 몇 장 뽑아서 붙였다. 콜럼버스(Columbus) 여행 수첩은 처음 사용해보았는데,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속지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일정 상 한국에서 스위스 왕복 비행기 시간도 길고 스위스 내에서 기차도 많이 타야 해서, 책도 한 권 가져갔다. 책에 관해서는 따로 한 개 글을 남겨보고 싶어서 이 글에서는 기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환전까지 마치고, 스위스로 여행을 떠났다. 앞으로 천천히 스위스 후기를 남길텐데, 벌써 이 한 개의 글만으로 스위스 여행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스위스 여행 후기를 기록하면서 또 한 번 스위스에 간 기분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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