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6. 06:43ㆍ여행 일기장/다시, 스위스
아침 일찍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이동을 했다. 원래 계획은 오전에 루체른을 더 보려고 했지만, 전 날 저녁에 일정을 바꾸었다. 스위스가 퐁듀가 유명하다 보니 퐁듀 맛집은 지역마다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나는 꼭 인터라켄에서 먹고 싶었다. 처음 스위스에 갔을 때 딱 한 군데 간 식당이 슈(Schuh) 레스토랑이었다. 거기서 퐁듀 코스를 먹었었는데, 그 퐁듀를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오후에 패러글라이딩을 타기 전에 퐁듀 코스를 먹기 위해서 아침 일찍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이동했다.
슈 레스토랑은 퐁듀 코스는 Swiss Fondues라고 부르며, Enjoy the original Swiss Cheese, meat and chocolate fondue in one of Interlakens landmarks. 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설명을 읽으면 '인터라켄 왔으면 우리 레스토랑에서 퐁듀 코스 꼭 먹어봐요~' 뭐 이런 느낌?ㅋㅋ 슈 레스토랑의 퐁듀 풀코스는 한국에서도 할인권을 많이 제공하는 편이니까 챙겨가는 것이 좋다. 우리가 지불한 비용은 퐁듀 코스 2인과 음료수까지 포함하여 127.6프랑이었다. 무려 한국 돈 14만원 정도의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에서 그 나라 음식 위주로 먹으려고 하는 나의 경우에는 스위스 퐁듀는 꼭 추천하고 싶다. 그래도 입맛에 전혀 안 맞는 현지 음식은 나도 먹지 않지만, 일단 먹어보고 나서 먹을지 말지 결정해도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메뉴, 치즈퐁듀(Cheese Fondue)
치즈퐁듀는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많이 나뉜다. 꼬릿내가 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마 발효된 냄새일 거다. 몇 년 전에 처음 스위스에서 치즈 퐁듀를 먹을 때 나도 잘 먹지 못했다. 처음에 조금 먹다가 술 냄새가 난다면서 내려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번에 갔을 때는 잘 먹었다. 짭조름하면서도 빵이랑 잘 어울렸다. 친구에게 이 말을 했더니 내가 그 사이에 술에 익숙해져서 그렇다고 했다. 여전히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치즈퐁듀는 첫 번째로 나온 만큼, 양 조절이 필요하다. 코스 음식이기 때문에, 계속 먹고 있으면 직원이 다음 음식을 가져다 줄지 물어보지 않는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치즈퐁듀가 맛있다고 저 빵을 다 먹으면 다음 음식을 먹기에 힘들 수도 있다. 그리고 직원이 고기 퐁듀를 가져오기 위해 치즈퐁듀 재료들을 치울텐데, 빵이 남았다면 직원에게 빵은 남겨두라고 말하면 마지막에 초콜릿 퐁듀와 함께 먹을 수 있다.
두 번째 메뉴, 고기퐁듀(Meat Fondue)
고기퐁듀는 샤브샤브를 생각하면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세 가지 종류의 얇은 생고기가 나온다. 샤브샤브보다는 약간 더 고기가 두껍다. 이 고기들을 육수에 넣었다 빼서 먹으면 되는데, 소고기는 너무 오래 넣으면 금방 질겨진다. 소고기는 금방 넣었다가 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네 가지의 소스와 네 가지의 곁들일 음식을 준다. 피클, 마늘(맞나?), 딸기, 파인애플은 느끼함을 잡는 용도이니 적절하게 먹으면 되고, 소스는 고기를 찍어 먹으면 된다. 그리고 한 접시에서 국과 반찬을 나눠 먹을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유럽은 저렇게 소스별로 숟가락을 따로 준다. 개인별로 큰 앞 접시를 별도로 주니까 거기에 소스를 덜어 먹으면 된다. 맛을 평가하고 말고 할 것 없이, 조금 두꺼운 샤브샤브라고 생각하면 된다. 맛있는 고기인데,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소스에 찍어 먹는 재미가 있어서 샤브샤브보다 더 좋았다.
세 번째 메뉴, 초콜릿퐁듀(Chocolate Fondue)
세 번째 메뉴이자 마지막 메뉴인 초콜릿 퐁듀! 말이 필요없다. 정말 맛있다! 딸기, 파인애플, 바나나라는 맛있는 과일을 진한 초콜릿에 찍어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퐁듀 코스 중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그림만 봐도 또 먹고 싶다ㅠㅠ 물론 맛 없기 힘든 조합이긴 하지만.. 그래도 달콤함으로 기분 좋게 만드는 그런 맛이다.
슈(Schuh) 레스토랑은 음식도 팔지만, 초콜릿도 판매한다. 레스토랑 입구 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초콜릿 매장이, 왼쪽으로 가면 식당 겸 카페가 있다. 슈 레스토랑은 초콜릿도 맛있고 와인이나 맥주 등 술이나 음료만 한 잔 할 수도 있으니까 인터라켄에 갔다면 한 번 쯤 가보기를 꼭 추천하고 싶다.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이동하면서 찍은 사진들>
(이른 아침, 사진으로 담을 수 없이 예뻤던
루체른 호수의 풍경)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
구름이 내 옆을 지나가는 것만 같던 곳)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
저 오밀조밀한 집 사이에
내 집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곳)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
호수 산 집
모든 것이 동화 같던 곳)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
루체른 호수와는 또 다른 예쁨을 가진 호수)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
만년설과 단풍과 구름.
가파른 산이 모두 품고 있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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