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핸드메이드 이야기" 소개

2017. 9. 5. 00:59핸드메이드 기록장/Hand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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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핸드메이드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나는 '만들고 꾸미는 일'들을 좋아했다. 초등학생 6년 동안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숙제 중 만들기 부분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상을 받았다. 그 때는 주로 엄마와 함께 골판지로 작품을 만들었었다. 또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1교시 수업 시작 전 아침활동 시간에 종이접기를 하는 요일이 있었는데, 난 그 시간도 매우 좋아했다. 내가 만드는 것도 좋았고, 친구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미화부장도 자주 했다. 미화부장은 대부분 학기 초에 담임 선생님과 함께 교실 뒤에 있는 게시판 꾸미는 작업을 한다. 그 시간이 끝나고 나서 게시판을 바라 봤을 때 뿌듯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색칠은 잘 못했지만, 연필로 스케치하는 것도 좋아했다. 다이어리 꾸미는 것을 매 해 즐겼고,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남은 상자를 오려서 거기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사진을 붙여 방 인테리어를 꾸몄다. 학교에서 하는 특별활동 부서로는 십자수, 뜨개질, 신문 꾸미기 등을 했다. 이 모든 일들을 초등학생 때는 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내가 좋아하는 '만들고 꾸미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는 더 이상 그런 일들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학창시절은 친구들과의 추억, 진로고민, 학업스트레스(모두들 알다시피, 학생이 학업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성적이 최상위권은 아니다)라는 요소들로 이루어진 시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24시간 그리고 3년이 모자랐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과는 거의 연관이 없는 학과에 들어간 나는 전공 공부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추억을 쌓으면서 대학 4년을 보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일은 하고 있었지만, 계속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했다. (급여와 복지 면에서)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일을 그만두기도 했지만, 스트레스로 병원을 들락날락 거리다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공부를 그만두었다.

 그 이후에 생각했다. '과거든 미래든 간에, 나의 기대든 타인의 기대든 간에, 오늘 내가 즐겁고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며, 인터넷 검색을 하고 서점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미니어처 드림박스(틴케이스 미니어처 하우스)'를 발견했다. 가격도 1만원 정도였고, 장식용으로도 좋을 것 같아서 2개 구입해봤다. 그리고 택배가 도착하고 그 날 만들기 시작해서, 5시간 정도를 일어나지도 않고 계속 만들었다. 그 시간 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시간이 즐거웠다. 그 이후로 직업(전공)을 바꾼 건 아니지만, 내가 직접 '만들고 꾸미는 일'들을 미루지 않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미니어처 하우스를 시간나는 대로 틈틈이 만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했다. 연말에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위해서 오랜만에 뜨개질로 목도리도 만들었다. 그리고 올 해 초에는 다른 일들 때문에, 뭔가를 만들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떤 걸 해보고 싶은지 틈나는 대로 검색해서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봄이 되서 다시 미니어처 하우스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틈나는 대로 다른 '만들고 꾸미는 일'도 찾아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비용과 시간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런 나의 '핸드메이드'에 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티스토리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만든 미니어처 하우스들의 사진과 참고할 수 있는 미니어처에 관한 정보들만 기록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 달 동안 티스토리를 운영해보니 '뭔가 더 자세하게 기록을 남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올렸던 게시물들에 나의 이야기와 핸드메이드에 관한 정보를 넣어서 더 자세한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썼던 소재들로 다시 글(그것도 그 전보다 더 긴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것 같아서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기록을 남기고 나면, 지난 10년 간 '내가 좋아하는 만들고 꾸미는 일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사라질 것 같았다. 그리고 10년 후 나는 '내가 좋아하는 만들고 꾸미는 일들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한 행복함'을 기억할 것 같았다. 

 지금부터 남기는 '나의 핸드메이드 이야기'가 10년 후 나에게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되기를, 더불어 우연히 내 블로그에 들어온 누군가가 미뤄왔던 즐거운 일을 소소하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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