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스위치 - 랜선여행 북클럽 <여행하는 소설> 읽기 모임 2주차 미션

2022. 5. 8. 20:48글쓰기 수첩/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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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스위치

랜선여행 북클럽

<여행하는 소설> 읽기 모임

기준영 '망아지 제이슨'

1. '망아지 제이슨'에서 좋았던 부분을 적어 봅니다.

p.79 어느 새벽 스트레스로 몸이 굳고 숨이 차는 증세를 느꼈을 때 나는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직서를 제출했다. ... 이후 안부를 물어 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고민이 많다, 쉬어 가려 한다'는 정도로 근황을 얼버무렸다. 지인들 중에 '쉬어 간다'는 애매한 표현을 가장 구체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내게서 물리적으로 제일 멀리 떨어져 있던 항아였다.

p.94 딱히 무슨 의견이랄게 없는 말이었었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 모든 대답이 내가 몹시 지친 삶으로부터 걸어 나온 사람이란 걸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나는 내게 호감을 보이며 호의를 베푸는 사람 앞에서 점점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아 갔다. 그래서 가끔씩 불분명하고, 어둡고, 휴식이 없던 지난 시간을 기억하는 자의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2. 위로가 필요할 때, 여러분이 찾는 힐링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위로가 필요할 때 결국 내가 찾는 모든 것은 '사람'이다. 아마도 위로가 필요하기 전까지 '사람'에게 상처받았겠지? 그럼에도 또 '사람'에게서 위로 받는다.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사람이 만든 음악을 듣고, 사람과 만나 수다로 풀어낸다. 한때는 내가 사람을 피해서 충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사람이 만들고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었고, 드라마를 봤다. 그냥 '상처 주는 사람'이 싫은거지, '사람'이 싫은 게 아니다. 그래서 '위로를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김금희 '모리와 무라'

1. '모리와 무라'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써 주세요.

p.106 그 장면은 4월의 봄밤다운 낭만적인 풍경이었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결별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분노와 냉소와 환멸이 차오르고 있었다.

p.111 숙부가 도와주었어도 나는 언제나 그 선의에 어딘가 찜찜함을 느끼는 쪽이었다. 그건 아마도 숙부의 삶이 다른 숙부들의 인생처럼 머릿속에 명확히 요약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p.123 뻐꾸기시계의 작은 새처럼 아가씨가 와서 때마다 점심과 저녁을 알렸고 우리는 우산을 쓰고 식당으로 건너가 밥을 먹었다. 아무런 스펙타클도 사건도 없는 여정의 오후였다.

2. 여행을 통해 나 혹은 누군가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경험이 있나요?

지금의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이전에 나는 결혼을 할 생각이 없었다. 거창하게 비혼주의자라고 다짐한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쪽이었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로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니면서 이 사람과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길을 잘 찾지만, 남자친구는 전형적인 길치에 방향치였다. 나는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만큼이나 불안이 많았지만, 남자친구는 어디든 '가면 가고 아니면 말지' 생각하며 편안하게 느꼈다. 나는 여행 계획 세우는 걸 좋아했지만, 남자친구는 귀찮아했다. 나는 섬세하고 예민했지만, 남자친구는 둔감하고 여유로웠다. 하나의 여행 추억이 생길 때마다 우리의 이런 특성에 대한 이해가 쌓였다. 그리고 우리가 인생도 이렇게 맞춰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도 쌓여갔다. 결혼 이후에는 연애 때만큼 여행을 자주 가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행처럼 서로를 이해해가며 일상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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