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스위치 - 랜선여행 북클럽 <여행하는 소설> 읽기 모임 1주차 미션

2022. 5. 1. 21:37글쓰기 수첩/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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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스위치

"랜선여행 북클럽 <여행하는 소설> 읽기 모임"

 

장류진 '탐페레 공항'

1. '탐페레 공항'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적어보세요.

p.28 편지 생각만 하면 체한 듯 가슴이 답답했다. ... 그래, 사실 내가 답장을 해 주겠다고 한 적은 없었잖아. ... 어차피 늦은 거, 좀 더 한가해지면 답장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p.34 Do not bend(Photo inside)

공항에서 만난 짧지만 따뜻했던 인연은 책을 읽는 내 기분도 좋게 해주었다. 그래서 '나'라는 인물이 '노인'에게 편지의 답장을 쓰길 바랐다. 하지만 여유가 없어서 답장을 쓰지 못하는 '나'의 마음도 충분히 공감됐다.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독서모임의 미션을 더 정성껏 잘하고 싶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매일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그럴 시간이 없다. 여기서 '시간이 없다'는 건 내 마음에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인'이 '나'에게 편지를 쓸 때는 공항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씩씩하게 글씨를 쓰던 숙녀'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마음의 여유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몇 년동안 답장을 하지 못했지만, '나'에게도 '노인'과의 추억이 소중했고 편지를 받았을 때 기뻤기 때문에 답장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았을 것이다. 세상에 중요한 일이 너무 많아서 바쁠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더이상 후회로 남지 않도록 '도와줘서 고마워, 함께해서 즐거웠어.'라는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너를 위해, 나를 위해.

2.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 중 인상적이었던 사람이 있나요?

대부분 나의 여행은 동행자가 있었다. 가끔 혼자 여행하기도 하지만, 그때는 책만 챙겨서 자연으로 향한다. 그래서 내 여행의 기억에는 함께 했던 연인, 친구, 가족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여행지에서 짧게 만났던 새로운 인연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책방 주인들'이 기억에 남는다. 최근 여행을 가면 여행지에 동네의 작은 책방, 독립서점이 있는지 찾아본다. 그리고 꼭 책방에 들러서 책을 한권은 구입한다. 그때 책방 사장님이 있으면 잠깐씩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는데, 그 짧은 인사말들이 참 좋다. 서로가 낯선 사람들이지만 책을 통해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게 신기하면서도 즐겁다. 그렇게 책방에서 산 책은 단순한 책 한권이 아니다. 여행의 추억과 짧게 인사를 나눈 누군가의 안부가 담겨있다. 앞으로도 책과 여행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안부를 묻고 싶다.

 

윤고은 '콜럼버스의 뼈'

1. '콜럼버스의 뼈'를 읽고 마음에 남았던 문장을 알려 주세요.

p.47 모든 것이 한 김 빼면서 옅어지는 시간, 나만 아직 그대로였다.

p.58 그러나 내게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믿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p.66 그녀의 노래를 듣는 동안 내 안에서 어떤 공기가 역류했고, 비로소 나는 편안해졌다. ... 이 수첩 속 주소가 내게 온 데는 바로 그런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콜럼버스의 뼈' 이야기의 주요인물인 '나'는 인생이라는 여행의 질문과 과제의 답을 세비야 여행에서 얻은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삶이 힘들어서 도피하듯 갔던 여행에서 고민의 답을 얻기도 하고, 새롭게 발견한 내 모습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그런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나에게 편안함 또는 에너지를 주는 여행을 또 떠나고 싶다.

2. 길을 잃은 덕분에 예상치 못했던 장소를 우연히 발견한 적이 있나요?

평소 길을 잘 찾는 편이라서 길을 잃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신랑과 함께 여행을 할 때면, 특히 신랑이 안내하는 여행을 가게 되면 종종 길을 잃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한번은 이해하고 기다리고, 두번은 짜증이 나고, 세번은 화가 폭발한다. 그런데 길을 잃고 그곳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도 여행이라는 생각을 최근에서야 하게 됐다. 그 깨달음을 준 여행은 해외여행이 아니라, 당일치기의 근교여행에서였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드라이브 겸 나간 여행은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발길 닿는 곳 그대로 따라갔다. 운전을 하고 지나가다 꽂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골목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 여행은 나에게 '자유와 감사'를 선물했다. 계획이나 내비게이션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모든 선택이 내 자유였고, 기대없이 만난 곳들에서는 작은 것에도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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