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쁨 채집 생활 - 김혜원(인디고) / 서평

2021. 3. 12. 21:18글쓰기 수첩/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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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채집 생활

김혜원 지음 / 출판사 인디고

 

<책을 읽기 전 기대>

이 책은 제목보다 표지에 있는 한 줄이 마음에 들어서 고른 에세이이다. 

"평범한 일상이 좋아지는 나만의 작은 규칙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은 한 문장이었다. 난 혼자 있는 시간에도 심심한 날이 별로 없다. 돈을 벌지도 않고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니지만, 나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나만의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에게는 어떤 규칙이 있을지, 그 규칙을 통해서 작가는 무엇을 느끼는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구입하였다. 

 

 

<책을 읽은 후 소감>

책은 항상 좋아해왔지만, 책의 취향은 조금씩 달라졌다. 학창시절에는 소설과 동화만 좋아했고, 대학생 때는 전공책과 자기계발서적을 주로 읽었다. 20대 중후반에는 인문학 책과 여행 책을 찾아 읽었다. 30대인 지금은 책을 읽을 때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새롭게 접해보고 있는 장르는 '에세이'이다. 에세이가 유행하면서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게 됐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되니까. 하지만 10편의 에세이를 읽으면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건 1편 정도이고, 1편도 없을 때도 있다. 에세이는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니, 관심사, 생각, 글쓰는 방식까지 딱 마음에 들어야 좋아할 수 있게 된다. 사설이 길었지만, 결론은 이번에 읽은 이 책! '작은 기쁨 채집 생활'이 내 마음에 딱 든 에세이였다.

이 책과 작가에게 호감을 느낀 첫 번째 이유는 비슷한 관심사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매일 쓰는 물건을 내 마음에 드는 걸로 채우는 것, 여행을 하는 것, 일기를 쓰는 것.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광화문 교보문고라는 것까지. 나와 작가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겠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런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물론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직업도 다르고, 좋아하는 여행지도 다르다. 나는 가끔씩만 일기를 쓴다는 점도 작가와는 달랐다. 그럼에도 관심사가 많이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것도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건 나에겐 너무 낭만적인 일이었다.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내가 고민했던 또는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작가도 비슷하게 생각했다는 것이 너무 반가웠다. 여러가지 고민들이 있지만, '나를 살피는 데 게을리하면 실수를 하게 된다.'는 구절이 있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공감했다. 나는 이걸 3년 전쯤 깨달았는데, 20대에 더 빨리 알지 못한 걸 항상 아쉬워했다. 하지만 작가는 '그 사실을 모른 채 평생을 살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라고 표현하면서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의미로 이야기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소중한 진실을 평생 모를 수도 있었는데, 더 늦기 전에 깨달았다는 것에 안도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딱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글'이다. 사람마다 '잘 쓴 글'이라고 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문장이 간결해서 이해가 잘 되면서도 이야기가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 느낌이 드는 글'을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글을 읽을 때는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저절로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들기 때문에. 내가 본받고 싶은 그런 글로 쓰여진 책이라서, 작가가 부럽기도 하고 멋져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글 읽는 내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답답함 없이, 책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인상 깊은 구절(일부)>

p.9 이 책은 딱히 웃을 일 없는 일상에 굳이 심어둔 작고 귀여운 기쁨들에 관한 이야기다.

p.15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일상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산다. 시험도 과제도 없지만 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공부랄까.

p.25 나를 살피는 데 게을리하면 이런 실수를 하게 된다. 그 사실을 모른 채 평생을 살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p.37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잘 거 다 자고, 쉴 거 다 쉬고, 놀 거 다 노는 삶으론 왜 뿌듯해할 수 없는 걸까.

p.65 한 달에 한 번 스스로에게 잘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어른이라 다행이다.

※ 인상 깊은 구절이 너무 많아서 힘들게 다섯 문장만 골라봤어요ㅠ.ㅠ

 

 

<책을 읽고 나서 해보고 싶은 것>

김혜원 작가님의 또 다른 책, '어젯밤, 그 소설 읽고 좋아졌어'를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딱 이틀만에 다 읽어버린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 그런데 조금 더 아꼈두었다가 읽고 싶기도 하다. 마음이 맞는 친구에게 위로 받고 싶은 날, 다시 읽고 싶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

- 평범한 일상이 지루한 분

-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

※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좋아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기도 하고, 너무 소중해서 저만 읽고 싶기도 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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