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문장 쓰기 5주차 - 트레바리 온라인 글쓰기 모임

2021. 4. 4. 21:34글쓰기 수첩/글쓰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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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트레바리 <씀-눈부신 친구>는 '매일 한 문장 쓰기', '릴레이 소설 쓰기', '책 읽고 주제에 맞춰 독후감 쓰기'를 진행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입니다. 

 

3월 29일 월요일 - 두번째 꿈

잠을 한번 자는 동안 꿈은 두 번 이상을 꾸기도 한다. 그런 밤을 보내고 아침에 깨면 앞서 꾼 꿈들은 순식간에 기억에서 사라지고 마지막 꿈만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유독 두 번째 꿨던 꿈이 생생하게 기억나던 날이 있었다. 분명 앞뒤로 다른 꿈을 꾸었는데, 깨는 순간 그 꿈들은 증발하듯이 사라지고 두 번째 꿈의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초등학교 때 친구, 중학교 때 친구, 고등학교 때 친구, 대학 때 친구, 직장에서 만난 동료들까지 함께 나온 꿈이었다. 그 꿈은 그 당시 타지에서 혼자 외롭고 힘들던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아,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었지. 지금도 누군가는 남아있지'하는 생각과 함께 안심이 되어 눈물을 흘렸다. 꿈의 영역은 잘 모르지만,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고 싶은 무의식의 작용이었다고 혼자 믿어보곤 한다.

 

3월 30일 화요일 - 고독

주변을 돌아보며 '고독한 사람'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모두 자신의 고독을 숨기고 살지 않을까? 가족들과 함께 있지만 외롭고,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쓸쓸할 때가 있다. 그리고 혼자 있을 때 유독 고독함에 사무치는 날들이 있다. 하지만 이 고독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아니,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 바쁜 부모님을 붙잡고, 힘든 친구들을 붙잡고, 지친 배우자를 붙잡고 나의 고독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고독은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고독이라는 감정 자체가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며 다독여줘야 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도 너무 고독해서, 그 외로움이 사무쳐서 힘들 때나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

 

3월 31일 수요일 - 음악

그는 음악을 좋아한다. 
 가수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예능에서 음악 맞추는 게임을 좋아한다. 길거리나 카페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면 꼭 찾아본다. 운전을 할 때도, 휴식을 취할 때도 음악을 듣는다. 취미도 '노래방에서 노래부르기, 칼림바 연주하기, 음악감상하기'이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노래방을 못 가서 많이 아쉬워하긴 하지만 말이다. 나중에는 간단한 작곡도 취미로 해보고 싶어한다.  직업은 음악과 관련이 없지만, 언젠가는 음악과 관련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지 그는 낭만적인 면이 있다. 내가 스트레스 때문에 잠 못 드는 날이면 나를 안고 노래를 불러준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녹음해서 파일을 주기도 한다. 내가 힘들 때 언제든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가끔 음악으로 귀여운 고백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나는 그런 그를 좋아한다.

 

4월 1일 목요일 - 거짓말

친구랑 식당에 갔다. 나름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이었는데, 아주 실망스러웠다. 계란은 소금 폭탄이었고, 파스타는 밍숭맹숭했고, 밥은 덜 익었다! 이건 맛없는 수준이 아니라, 돈을 받고 판매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밥을 먹었으니 계산은 해야했다. 내가 먼저 나와 있는 동안 친구가 계산을 했는데 직원이 '맛은 괜찮으셨어요?'하고 물었다고 한다. 거기서 친구는 ' 아, 네네'하고 나왔다고 한다. 이 거짓말은 누구를 위한 거짓말일까? 식당사장? 요리사? 아르바이트생? 내 생각에는 친구 스스로를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는 '상대방을 민망하게 하지 않는 사람' 또는 '맛 없는 걸 먹고도 참아주는 아량 넓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챙긴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이 민망하지 않게 배려했다고 하지만, 배려가 섞인 거짓말이 과연 좋을까? 좋다면 누구에게 좋을까? 결국 거짓말은 내 필요에 의해 나오는 것이다.

 

4월 2일 금요일 - 영화

오늘은 정말 한 줄 쓰기를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임팩트 있는 한 줄이 떠오르지 않는다. '영화'에 대한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그럴까? 바쁜 하루로 정신이 쏙 빠져서 일까? 아니다. 그냥 임팩트 있는 축약 자체가 나에게는 너무 어렵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코로나19가 생기기 전처럼 좋아하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편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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