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일로 1일차 강원도 영월에서 버스투어 - 청령포, 장릉, 한반도 지형

2019. 12. 1. 10:41여행 일기장/기차여행 in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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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일로 강원도 여행

2017.01.16 ~ 2017.01.20

 

1일차

영월 버스투어

 

내일로를 타고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대학생 때도 가지 못한 내일로를 가게 되었다. 이 때가 연령제한이 있는 내일로를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아마 그래서 더 저지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여행을 다녀 온 그 다음 해에 내일로 제한 연령이 늘어났지...;;)

첫 번째 여행지인 영월에 가기 전에 제천역에 내려서 잠깐 점심을 먹었다. 제천역에서 걸어서 1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시골장칼국수(연락처 643-5264)'라는 식당이었다. 이른 오전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추운 날씨였지만 따뜻하게 바닥을 데워놓은 사장님의 인심 덕분에 몸도 따뜻하게 녹이고 배도 배부르게 채울 수 있었다. 

황태육수와 메밀면으로 칼국수를 만드는 곳이었다. 메밀면이 고소하고 맛있었고 국물도 너무 좋았다. 거기에 메밀반죽으로 만든 만두까지 먹으니 기차를 오래타서 지친 몸에 활기가 생겨났다. 

제천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지만, 막상 제천역에 내려서 국수만 먹고 다시 영월로 향하려니 아쉽기도 했다. 기회가 되면 자연 경관을 볼 겸 제천에 여행을 와도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영월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리고 드디어 영월에 도착! 영월역 앞에는 센스 있게 기찻길 위의 기차처럼 '반갑습니다. 영월역입니다.'라는 글자가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버스투어 약속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역 앞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아주 많이 찍었다. 여행을 시작하는 설렘에 신이 나서 역 앞에 있는 '반갑습니다. 영월입니다.' 글자만으로 기분이 엄청나게 고양되었다. 

내일로를 이용해서 떠나는 여행이기 때문에 기차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렌트를 하지 않았다(여행을 함께한 세 명이 면허가 없거나 장롱면허인 이유가 더 크긴 했다). 그래서 반나절 또는 몇 시간만 하는 버스투어를 많이 이용했다. 

영월에서는 영월아리랑투어에서 운영하는 버스투어를 이용했다. 

우리가 했던 버스투어는 영월역에서 10시40분에 출발했다. (10시50분쯤에 영월버스터미널에도 들렀다) 투어장소는 청령포, 장릉, 선돌, 한반도 지형 이렇게 4곳이었고, 하차는 서부시장 또는 영월역에서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영월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 바로 강릉으로 가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서부시장은 구경하지 않고 영월역으로 돌아왔다.

 

영월 여행지 1.

청령포

청령포는 삼촌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현대에 우리는 멋진 자연경관을 보고 역사를 공부하러 여행을 오는 곳이지만, 단종에게는 홀로 외로움과 슬픔을 삼켜야 했던 곳이었을 것이다. 

청령포는 다리가 놓여 있지 않고 작은 나룻배를 타고 갈 수 있다. 

우리가 내일로를 가기 1~2주 정도 전까지는 눈도 많이 오고 강추위가 이어졌어서 강이 얼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여행을 가기 며칠 전부터 눈도 그치고 날씨가 맑아서 얼음이 꽤 많이 녹아 있었다. 

강을 건너면서 깨지는 얼음 소리가 매우 청량하게 들렸다. 소리뿐만 아니라 햇빛에 비쳐 반짝이는 얼음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내가 살면서 본 그 어떤 강보다 예뻤다. 

이 풍경을 보면서 강원도에 처음 반했다. 이 풍경을 시작으로 이후로 여행 내내 강원도에 계속 반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강을 건너 여유롭게 걸어 들어가면 단종이 머물렀던 곳을 볼 수 있다. 크고 웅장한 소나무들 사이에 가려져 있어서 강 너머에서는 집이 얼핏 보였는데, 직접 들어가서 보니 마치 집이 소나무에 갇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소나무가 집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마치 진짜처럼 잘 만들어놓은 유배지의 내부는 마치 조선시대에 단종을 만나러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여행지로도 좋은 곳이지만, 어른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던 단종의 삶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육 장소로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종이 있는 곳을 뒤로 하고 유배지의 안쪽으로 더 들어가다 보면 계단이 보인다. 그 계단 위로 올라가면 청령포의 가장 높은 곳에서 풍경을 볼 수 있다. 

청령포 뒤쪽은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지 강이 많이 얼어있었다. 그 덕분에 위 사진처럼 그림같은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양과 색깔이 신비로워서 함께 온 사람들이 다 내려갈 때까지 한참을 감탄하며 봤다. 얼어 있는 강도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영월이었다.

그리고 청령포에서 소나무와 햇빛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포토존 그 자체였다. 초점을 해, 나무, 사람에 맞춰서 각각 사진을 찍어봤는데, 다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자연의 포토존은 너무나도 좋다!!

손가락으로 인증사진을 남기고 청령포를 떠나 버스를 타고 장릉으로 이동했다.

 

영월 여행지 2.

장릉

장릉은 단종의 무덤이다. 생각보다 꽤 넓은 부지에 작은 가옥들과 함께 있었다. 주로 평지라서 어른들과 와도 편하게 산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남의 무덤 근처에서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금방 잊어버리고 잘 놀았다ㅎㅎ

장릉 입구쪽에 식당들이 있어서 거기서 한식을 먹었는데, 사진을 찍지 않아서 식당 이름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장릉에서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여유가 있어서 능마을이라는 카페에 갔다. 사장님이 직접 키우는 식물이 가득한 곳이었다. 노래도 인테리어도 아늑한 느낌을 주는 카페였다.

 

영월 여행지 3.

한반도 지형

버스투어 코스에는 '선돌'도 있었지만, 나는 구경하지 않았다. 강원도로 오는 새벽시간 동안 기차에서 잠을 거의 자지 못한 탓에 너무 피곤해서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친구들이 찍은 사진이 있긴 하지만, 내가 직접 본 건 아니라서 '선돌'에 대한 후기는 PASS.

한반도 지형은 정말 신기했다. 마치 누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처럼 딱 한반도 모양이었다. 한반도 지형은 사진을 찍고 구경을 조금 했을 뿐인데, 내가 살고 있는 한반도를 본 것 같아서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한반도 지형을 끝으로 짧고 굵은 영월여행을 끝마치고, 강릉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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