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위스 14 - 스위스의 낭만, 빙하특급열차(Glacier Express)

2018. 3. 27. 07:01여행 일기장/다시, 스위스

728x90
반응형

기대하던 빙하특급열차를 타는 날! 이번 스위스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던 일정 중 하나였다. 이름은 '빙하특급열차(Glacier Express)' 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느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열차이기도 하다.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색칠된 열차는 스위스 국기를 떠오르게 한다.

빙하특급 열차 예약 사이트

https://www.glacierexpress.ch/en/

우리가 가는 체르마트-생모리츠 구간은 8시간 정도 기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타는 빙하특급열차를 예약했다. 아쉬웠던 점은 기차 시간 때문에 마테호른이 황금빛으로 완전히 물들기 전에 체르마트를 떠나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황금 마테호른을 몇 분, 몇 초라도 더 보려고 하다 보니 출발 5분쯤 전에 기차에 올라탔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이미 다 차 있어서 빈 열차의 내부 사진을 찍기는 커녕, 짐을 놓을 공간도 겨우 만들어냈다.

루체른과 인터라켄에서는 그렇게 많이 들리던 한국어를 빙하특급열차에서는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같은 칸에서 영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가 계속 들렸지만, 한국어는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같이 간 친구가 피곤했는지 잠을 많이 자서, 빙하특급열차를 타는 8시간 동안 독서와 자연 경관 감상으로 온전히 평화로운 휴식을 보냈다. 사람들 사이에 있었지만, 홀로 자연 안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빙하특급열차 내에서 온전히 홀로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한국어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느리게 가는 열차에서 보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었다. 체르마트에서 생모리츠로 가는 동안 수많은 자연을 보았다. 맑은 하늘, 따사로운 햇빛, 시원해보이는 계곡, 아름다운 호수, 초록색으로 푸른 산, 회색이 덮힌 돌산, 단풍이 가득 핀 산, 눈이 덮힌 설산까지 정말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빙하특급열차의 내부 사진도 꼭 찍고 싶었지만, 옆에 앉은 가족들 얼굴이 너무 가까이 나와서 못 찍었다. 그러다가 같은 칸에 다른 쪽 자리 사람들이 내리는 걸 보고 빨리 가서 사진을 딱 한 장 찍고 왔다. 나름 가랜더로 예쁘게 잘 꾸며져 있었고, 자리도 편해서 좋았다. 그리고 자리에 이어폰이 있다. 이걸 활용하는 방법은 설명할 내용이 있는 특정 위치에 오면 띵동 하고 기차 내에 알림이 한 번 울린다. 그 때 이어폰을 꽂으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언어가 있지만, 한국어는 없었다. ㅠ.ㅠ 짧은 영어 실력으로 띄엄띄엄 알아 듣기는 했지만, 내용을 다 알 수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리고 노래가 나오는 채널도 있어서 이어폰으로 계속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언어는 알아 듣지 못해도 멜로디가 바깥 풍경과 잘 어울려서 노래를 많이 들었다.

생각보다는 긴 시간이었지만, 어차피 다른 기차를 탔어도 체르마트에서 생모리츠까지는 6~7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빙하특급열차를 타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동안 온전한 평화와 휴식을 만끽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긴 시간 기차여행에 날씨가 맑았던 점은 계속 감사했고, 지금도 감사하다. 아쉬운 점은 빙하특급열차 피규어 사올걸... 하는 철없는 아쉬움ㅋㅋ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