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글쓰기 모임 4일차 - 매일 쓰는 사람

2021. 1. 22. 23:10글쓰기 수첩/글쓰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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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1.목 Day4. 자유 주제로 20분 글쓰기

책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 이동영 지음, 경향BP

<오늘의 분량> 오늘 정한 주제로 20분 글쓰기

<미션 내용> 주제: 코로나 시기에 새로 생긴 취미 소개하기

제목: 코로나! 너로 인해, 난 방구석에서 랜선여행

 '지금은 하면 안 돼!'라는 내적 목소리에 눌려 하고 싶은 일들을 참아왔지만, 결국 20대 후반에 그 열망이 폭발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꼬박 1년을 취미생활만 했다. 내가 하는 취미로는 돈을 벌 수도 없었고 자기계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더이상은 참을 수 없는 한계치였다. 언제까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해보고 싶은 일'을 미뤄야 하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평판을 듣는 선택들을 포기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미니어처도 만들고, 여러 가지 원데이클래스도 해보고, 꼭 다시 가고 싶던 곳으로 여행도 가고, 보고 싶은 공연이 있으면 보고, 드라마도 마음껏 보고, 책도 읽고, 글도 썼다. 그렇게 1년을 지내고 나니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나에게 '취미'는 '내가 자유로운 존재' 그리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상징이었다. 

 그렇게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하니, 다시 본업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취미를 단순히 남는 시간에 하는 여가활동이 아닌, 내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활동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내 삶의 중요한 시간이던 취미가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일단, 가장 좋아하는 여행을 거의 할 수 없게 되었다. 꿈꿔오던 북유럽 신혼여행은 커녕 가까운 국내 여행마저도 길이 막혔다. 공연도 마음대로 볼 수 없고, 원데이클래스를 배우러 가기에도 겁이 먼저 난다. '즐거움'보다 '안전'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미니어처 만들기처럼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취미가 있지만,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다고 했나? 여행을 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여행이 가장 간절한 취미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간 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였던 '즐거움'을 코로나19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방구석 취미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랜선여행이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배틀트립과 같은 여행예능 프로그램을 다시 보았고, 드라마와 영화는 여행지의 멋진 풍경이 나오는 걸 골라 보았다. e-book을 활용해서 여행에세이도 즐겨 읽고 있으며, 가끔 소장하고 싶은 작가의 책은 종이책으로 구입해서 읽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myrealtrip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현지 가이드가 소개해주는 랜선여행을 접하기도 하였다. 이 모든 방법은 나의 안전과 즐거움을 둘 다 충족하기 위한 시도였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대리만족을 해야 하나?'라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대리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내가 대견하다. 나는 여행가도 아니고, 세계 모든 나라를 여행하고 싶은 꿈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를 통해서 내가 앞으로 가고 싶은 여행지를 미리 찾아볼 수도 있고, 이미 다녀온 여행지를 추억할 수도 있으며, 미래에도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여행지는 충분히 집 안에서 배우고 즐길 수 있다. 

 직접 해보니 랜선여행 또는 방구석여행의 장점이 있다. 일단, 비용 절감이 매우 크다. 많이 써도 2만원, 적게 쓰면 무료로도 세계 각국의 여행지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으며,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침에는 혼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아프리카를 여행한 에세이를 읽을 수 있고, 낮에는 친구와 자장면을 먹으며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볼 수 있고, 저녁에는 남편과 한식을 먹으며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예능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편리한 랜선여행이지만 여전히 단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단점은 내가 직접 보고 걷고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여행지에 가면 내가 원하는 곳을 걸으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것들을 보고, 나의 여행을 추억하기 위한 사진과 기념품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랜선여행에서는 이런 것들을 할 수 없다. 

 이렇게 장단점이 분명 다르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고 흥미가 생긴 분이라면 책, TV,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랜선여행(방구석여행)을 즐겨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답답한 이 생활을 조금이라도 더 웃으며 넘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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