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글쓰기 모임 6일차 - 매일 쓰는 사람

2021. 1. 25. 20:55글쓰기 수첩/글쓰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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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3.토 Day6. 자유 주제로 사진 찍고 단상 써 보기

책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 이동영 지음, 경향BP

<오늘의 분량> 자유 주제로 사진 찍고 단상 써 보기(20분 글쓰기)

<미션 내용> 제목: 낯설고 벅찬 그 날의 결혼식

나와 남자친구, 우리의 결혼식은 몇 달 전부터 계획되어 있던 날이었다. 웨딩홀도 우리가 예약했고, 드레스와 메이크업도 직접 골랐다. 청첩장도 우리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었고, 청첩장을 하객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직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계획을 수정해야 했지만, 수정하는 과정조차도 나의 계획과 노력이 묻어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행사에 하객들이 참석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결혼식장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이미 받아보았던 메이크업도 결혼식 날은 훨씬 정교했고, 걸쳐만 보았던 웨딩드레스를 직접 입을 때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달라서 곤란했다. 결혼식의 감동보다는 사진에 잘 찍히는 방법, 하객들에게 예의바르게 보이는 것에 더 집중해야 했다. 신부대기실로 오지 않는 하객들도 신경 써야 했고, 코로나임에도 나를 돕기 위해 와준 친구들을 챙기고 싶었다. 예상치 못했고 반갑지 않은 하객이 와서 당황스럽고 난처하기도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갈 때 신을 신발도 챙겨오지 않았다. 결혼식의 모든 과정이 내가 계획한 것과 다른 실수투성이였다. 

한편, 내가 계획했던 모든 것들 사이에는 낯선 이들의 도움도 있었다. 메이크업과 헤어, 드레스 입기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결혼식 내내 나를 돌와주는 헬퍼와 사진을 찍어주는 작가가 있었다. 나 대신 하객을 맞아주는 가족들, 결혼식을 진행해주는 사회자, 결혼식의 주요 이벤트를 맡아 축가를 불러주는 사람들, 결혼식에 박수와 함성을 채워주는 하객들까지.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듀엣 축가와 꽃 선물로 처음 본 하객에게 감동을 받았고, 신랑의 진심어린 축가에 벅차오르기도 했다. 모두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되어 나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낯선 것들이 가득해서 결혼식에서 나는 주인공보다는 조연 또는 들러리의 느낌이었다.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들이 핑계삼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자리를 꾸며주는 역할 같았다. 그렇게 느껴지니 오히려 더 벅찬 감사함을 느꼈다. 모두에게 생일이 있는 것처럼 누구든 결혼을 할 수 있는데, 그 흔한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라는 바이러스와 비라는 궂은 날씨를 뚫고 와주었다. 그리고 흔쾌히 자신이 열심히 번 돈을 축의금으로 내고, 시간을 내어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 축하와 축복은 나에게 낯설지만 벅찬 경험이었다. 

그 날의 결혼식이 끝나고 피곤한 하루가 지난 다음 날, 꼭 기억하고 싶은 인생의 교훈을 되새겼다.

"인생의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감사함이다."

결혼식 날의 내 경험을 예시로 들면 다음과 같다. 잠을 별로 못 자고 새벽부터 일어나야 하는 것을 투정하기보다는 늦지 않고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비가 오는 날에 불만을 토로하기보다는 비를 뚫고 와주는 하객들에게 감사했다. 코로나19로 하객들을 많이 초대하지 못한 것보다는 직접 오지 않았어도 축하의 말과 축의금을 전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했다. 실수한 부분,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기분 좋은 이벤트들에 감사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결혼식에서 낯설고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지만, 기쁨과 행복으로 그 날을 기억할 수 있었다. 내가 이 교훈을 언제나 기억하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신랑의 친구와 (친구의)여자친구분이 축가를 부르면서 준 꽃, 결혼식 날 예상치 못한 경험 중 가장 기쁜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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