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 김지선(새벽감성) / 서평

2021. 3. 3. 19:53글쓰기 수첩/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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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김지선 지음 / 출판사 새벽감성

 

<책을 읽기 전 기대>

신간 소설들을 찾다가 책소개에 반해 읽어보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김지선 작가님이 쓰고, 새벽감성에서 출판한 소설 '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이다.

책 소개 글의 첫 줄을 보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골목 한편에 작은 책방이 있다. 책방에는 엉뚱한 알바생 '곰돌이'가 일한다."라고 적혀 있다.

일단 책방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소설의 배경이 마음에 든다. 소설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책방 장면이 길게 나오면 마냥 좋아하는데, 소설의 배경이 책방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서평단에 오랜만에 신청한 이유는 스토리 전개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알바생 '곰돌이'가 어떤 손님들을 만나게 될지, 아무것도 없는 골목에서 사장은 왜 책방을 운영하는지,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내가 무엇을 느낄지 알고 싶다. 문득 우리집에 있는 연한 갈색의 곰돌이 인형이 눈에 들어온다. '너가 책방에 간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책을 읽은 후 소감>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곰돌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책방의 아르바이트생 '곰돌이'와 책방의 '사장'이다. 가끔 '사장'이 "곰돌아"라고 부르지 않으면, 이 책의 주인공이 곰돌이라는 것은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주인공이 곰돌이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다. 그가 책방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곰돌이는 책방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싫어하는 것 또는 좋아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다른 경험을 쌓아간다. 사람, 고양이, 책, 독후감, 새벽에 일하는 것, 억지로 웃는 것 등 곰돌이는 자신이 '싫어한다', '피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또 다른 경험을 쌓아간다. 책의 후반부에도 나오지만, 곰돌이는 책방에서 일하면서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새롭게 깨닫는 경험'을 하고 있다. 나는 곰돌이가 '새롭게 깨닫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담감 없는 환경에서 오롯이 자신의 마음에 집중할 수 있는 책방의 환경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이 책도 잠시 잊고 있던 희망을 새롭게 깨닫게 해주었다. 독서하는 내내 곰돌이가 있는 작은 책방을 상상했다. 최근에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설렘도 있지만 긴장이 더 컸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초보가 실수하는 건 당연하고,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나씩 해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책이 너무 금방 끝나버렸다는 점이다. 책을 하루만에 다 읽고, 곰돌이와 책방과의 작별이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책을 읽었다. 곰돌이처럼 나도 책방과 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글을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 내가 책을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글이 쉽게 잘 읽히도록 쓰여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한번만 읽어도 마음에 여운이 남는 문장들이 많았다. 

이처럼 '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라는 책은 읽는 동안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소설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책의 작가와 곰돌이가 있는 책방에도 방문해보고 싶다.

 

<인상 깊은 구절(일부)>

p.26 어쩌면 가식적인 웃음을 짓고 살던 지난 나를 벗어던지고 진짜 내 모습을 보여도 괜찮을 곳이라 생각했다.

p.39 멈춰 있는 것 같은 책방의 공기는 나름 내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간 일하면서 빈둥거릴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책방의 책들이 안정적으로 오래 머물러 있기 때문일 테지.

p.48 무엇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을 잃는다는 것과 같다.

p.71 사람들에게 책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누군가에게 책은 읽기 위한 것이고, 누군가에게 책은 소장용이고, 누군가에겐 선물용이 된다.

p.91 라면 내기에서 진 것이 억울했던 그 날의 기억도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나쁜 기억이 아니라 좋았던 추억이 아니었을까.

p.107 엉망진창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은 모조리 나에게 드러냄을 강요한다. 드러내지 않고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정말 없는 걸까.

p.126 집의 크기는 예전보다 커진 것 같은데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왜 짧아진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텅 빈 집은 언제나 낯설었다.

p.134 내가 일 년 넘게 책방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모든 책은 책마다 좋은 점이 분명 다 있다는 점이다.

p.146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아 아니라 자신이 하는 것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인 것 같다. 

p.169 알 수 없는 가게에 용기 내 들어오고, 굳이 시간을 내어 여길 찾아오고, 원하는 책을 정확히 선택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들인 텐데 절대 소심하지 않다.

 

 

<책을 읽고 나서 해보고 싶은 것>

책방에 가보고 싶다. 평소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서울에서 광주로 이사를 온 이후에는 동네책방에 가본 적이 없다. 내가 알던 동네책방들은 다 사라져서, 새로운 동네책방을 찾기보다는 대형서점에만 놀러갔다. 하지만 책방 사장님의 취향이 담긴 동네책방을 오랜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주 시험이 끝나면, 다음주에는 작은 책방을 찾아 놀러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잔잔하고 따뜻한 일상 속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분들

- 서점, 책방, 책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

- 평범한 일상이 지루한 분들

- 감성 있는 일상이 그리운 분들

- 아르바이트생 '곰돌이'와 공감해보고 싶은 분들

 

※ 작가와 책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site

- 동네서점 '새벽감성1집'

- 독립출판사 '새벽감성'

- 작가 '여행작가 김지선의 유럽과 세계여행'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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